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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조지훈시인 탄생 100주년행사, 무산위기"

기사승인 2020.06.09  10: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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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 삭감으로 정상적인 행사진행 사실상 불가능

조지훈시인탄생 100주년 행사 '제10회 조지훈문학제'가 무산위기에 직면했다.

남양주문인협회와 조지훈문학제운영위원회는 지난 10년 동안 남양주시, 경기도 지원과 그리고 자체 모금으로 진행해 왔다. 

행사 주취측은 올해 남양주시 소재 조지훈 시인의 만년유택이 있는 마석역 일대에서 '조지훈시인 탄생 100주년'으로 보다 다채롭고 풍성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남양주문인협회, 조지훈문학제 운영위원회, 남양주예총10년간 행사 진행
  코로나19에도 시립합창단 예산 3억3천만원 증액..총 21억 5천2백만원
  조지훈시인 탄생 100주년 행사 600만원 배정(40%이상 삭감)

특히 조지훈 시인의 문학적성과를 기리고 또한 남양주시의 문학적자산으로서의 의미도 배가하는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00주년 행사가 남양주시의 40%이상의 대폭 예산삭감으로 행사진행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직면했다. 

그 동안 주최측인 남양주예총을 비롯한 문인협회와 운영위원회는 마석역 앞에 조지훈시인의 시비를 세우고 조지훈문학상을 제정,  조지훈 시인의 문학정신을 이어갈 문인들에게 시상하는 한편 심포지움과, 문학신문, 남양주문학지등을 통해서 조지훈 시인을 알려왔다.

조지훈 시비 제막식

특히 올해는 조지훈시인 탄생 100주년으로 보다 다채롭고 풍성한 행사를 개최하여 조지훈시인의 문학적성과를 기리고 또한 남양주시의 문학적자산으로서의 의미도 배가하고자 했다. 

이와 반면,  남양주문인협회(지부장 한정희)와 남양주예총(회장 이용호)은 코로나19 때문에 예산이 대폭 삭감된 줄 짐작했던  남양주시의 예산을 분석하던 중 올해 남양주시립합창단, 소년소녀합창단의 예산은 무려 3억 3천만원이 증액된 것을 확인, 편중된 문화예술의 예산집행을 지적했다.

올해 조지훈 문학제예산은 40%이상 삭감돼 600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던 한국문인협회와 조지훈 유족등 주최측은 "단순한 예산의 삭감이 아니라 남양주시의 관심과 의지부족임에 실망감을 금치 못한다"며 절망감을 토로했다.  

 ◆ 조지훈 시인은 누구인가

 조지훈 시인의 본명은 동탁으로 1920년 12월 3일 경북 영양에서 태어났으며, 소월과 영랑을 거쳐 서정주와 유치환을 이은 우리나라 서정시를 완성한 박목월,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 시인이다.

 지훈은 약관 19세의 나이에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을 통해 1939년 등단했는데, 데뷔 작품인 ‘고풍의상, 승무, 봉황수’ 등으로 한 시인의 초기 작품의 차원을 벗어나서 이름 그대로 그의 출세작이 되고 또 대표작이 됐다.

 이어 발표된 시들은 전통적인 운율과 선(禪)의 미학을 매우 현대적인 방법으로 결합한 것이 조지훈 시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 조지훈은 한국문화사의 선두주자였다

 조지훈은 민속학과 역사학을 두 기둥으로 하는 한국문화사를 스스로 자신의 전공이라고 여기었다.

 조부 조인석과 부친 조헌영으로부터 한학과 절의를 배워 체득하였고 혜화전문과 월정사에서 익힌 불경과 참선 또한 평생토록 편찬하였으며, 조선어학회의 큰사전 원고를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힌 국어학 지식이 더해진다.

 광복이 되자 10월에 한글학회 국어교본 편찬원이 되고 11월에 진단학회 국사교본 편찬원이 되어 우리 손으로 된 최초의 국어교과서와 국사교과서를 편찬하였다.

 1968년 기관지 확장으로 작고하기까지 조지훈이 저술한 “멋의 연구, 한국민족운동사, 시의 원리” 등을 발표해 한국학 연구의 영원한 명저가 됐으며, 한국 문화사의 씨줄로 남겼다.

 ◆ 조지훈의 ‘지조론’은 지금도 화두가 되고 있다

시인으로서의 조지훈과 함께 그를 떠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되새기는 다른 화두가 바로 지조(志操)다. 후에 발간된 ‘지조론’은 작지만 큰 울림을 준 책이다.

 “지조란 것은 순일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 눈물겨운 정성이요, 냉철한 확집(確執)이기도 하다. ... 지조가 없는 지도자는 믿을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지도자는 따를 수 없다. 자기의 명리(明利)만을 위하여 그 동지와 지지와 추종자를 하루아침에 함정에 빠뜨리고 달아나는 지조 없는 지도자의 무절제와 배신 앞에 우리는 얼마나 많이 실망 하였는가.”

지훈은 “지조는 선비의 것이고, 교양인의 것이며 모름지기 지성인이라면 누구나 갖추고 있어야 하는 최고의 덕목”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지조론”이 발표된 시기는 이승만 정권이 부패하고 백성들은 어려운 고통을 당하던 시기이며, 4·19혁명이 일어난 시기임을 상기해 본다면 단순한 논리가 아닌 그만의 방법으로 현실에 참여한 것이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살던 시기의 현실에 대해 시와 삶을 통합시키면서 스스로의 목소리로 비판하고 미래적 방향을 제시해 그의 지조론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조지훈 시인이 뭍혀있는 마석역 뒷편의 무덤

◆ 조지훈과 남양주시의 인연...그리고 조지훈 문학제의 탄생은 이렇다

위에서 보듯 시인으로 학자로, 교수로 평생을 바친 지훈은 1968년 5월 17일 49세로 일기를 마쳤다.

그와 남양주시와의 인연은 엄한 유학자의 집안에서 그를 온화하고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어머니의 무덤으로 시작되었다.

마석역 뒤편 언덕위이다. 시인의 ‘내 죽으면 어머니 곁으로 보내 달라.’는 평소의 유지를 받들어 이곳으로 온 것이다.

우리는 한 고장의 인물을 평할 때 태어나 탯줄을 묻은 생거(生居), 거쳐 지나가며 업적을 남겼으면 우거(寓居), 죽어 묻혔으면 사거(死居)라 하여 삶의 궤적에 따라 고장의 인물로 선정한다.

조지훈 시인이 남양주시를 대표할 만한 문학인이자 학자이기에 충분한 이유이며 우리가 그를 기려서 행사를 지속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동환 기자 today-news@hanmail.net

<저작권자 © 한강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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